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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는 왜 100년에 한번 개화를 할까? - 대나무에 숨겨진 진실

 

안녕하세요 만물창고입니다.

 

여러분들 혹시 담양 다녀온 적 있으신가요?

 

저는 20살 첫 여행지가 담양 죽녹원이었는데요.

 

그때 봤던 웅장한 대나무숲은 아직까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런데말이죠.

 

그 대나무들이 60년에 한번, 100년에 한번씩만 꽃을 피운다는 사실 알고계셨나요?

 

기사에서도 매번 이야기하듯 그 개화시기가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가 되기 때문에

 

'신비의 꽃'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출처 : 담양뉴스

 

사실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대중들의 시선을 끌지는 못합니다.

 

봄을 상징하는 벚꽃처럼 화사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구요.

 

굳이 비교하자면 가을에 수확하는 '벼'와 비슷하게 생겼죠.

 

솔직히 말하면 예쁘지도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60년에서 100년에 한번 피는 이 특성때문에

 

신비의 꽃이라고 불리는 이 대나무꽃은 어떻게 그런 특성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우리가 모르는 어떤 신비로운 비밀을 가지고 있을까요?

 

놀라운 것은 대나무가 한번 꽃을 피우게 되면 일대의 모든 대나무들이

 

같이 꽃을 피우고 죽어 버리는 것인데요.

 

 그래서 산림경영지원센터에서는 이를 대나무류 개화병이라 부릅니다.

 

신기하죠?

 

 

먼저 대나무의 스펙(?)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의 문신 윤선도는 1642년 그의 시조 "오우가"에서 대나무를 이렇게 설명했는데요.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라고 말입니다.

 

조선시대 당시에는 대나무가 나무인지 풀인지를 알만한 당대에는 식물학의 발전이 없었기에 윤선도는 몰랐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나무는 나무일까요 풀일까요?

 

앞에서 한번 설명드렸었죠.

 

마치 '벼'를 닮았다구요.

 

실제로도 대나무는 유전적으로도 벼를 닮아 나무가 아닌 벼과에 속한 '풀'입니다.

 

 

굉장히 많은 생물학적 증거들과 분자적 증거들이 이를 뒷받침하고있죠.

 

그래서 대나무꽃은 벼꽃과 매우 닮은 것 입니다.

 

그런데 대나무는 어째서 꽃을 피우는데까지 60년에서 12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걸까요?

 

그리고 한번 그 꽃을 피우면 대나무류 개화병이 발병하는 걸까요?

 

그 전에 식물이 어떻게 교배하는지에 대해 알아봐야합니다.

 

식물은 첫 번째로 꽃을 이용해 교배를 합니다.

 

동물로 치면 수컷의 '정자'에 해당하는 수술의 '꽃가루'가 암컷의 '난자'에 해당하는\

 

암술의 '밑씨'와 만나 합체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수술은 수꽃에게서 나오고 암술은 암꽃에게서 나올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꽃들이 암술과 수술을 동시에 가지고 있죠.

 

이렇게 한 꽃 안에 암술과 수술을 모두 가지고 있는 양쪽 성을 다 가진 꽃을 피운다고 하여

 

"양성화"라고 합니다.

 

대나무꽃이 이렇습니다.

 

대나무는 암술과 수술을 동시에 가진 양성화를 피우는데요.

 

물론 반대의 경우를 가진 "단성화"도 있습니다.

 

이렇듯 양성화나 단성화들은 수정을 통해 열매를 맺고

 

쥐나 새같은 다양한 동물들이 그 열매를 먹고 씨를 퍼뜨리거나

 

씨가 바람을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해 자손을 남기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열매를 통해 자손을 남기게 되는 방법 말고도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딸기가 그 예인데요.

 

딸기는 어떻게 키울까요?

 

 

딸기 사이에 박힌 씨를 심어서 키울까요?

 

물론 그렇게 키울 수도 있지만 딸기의 재배방식은 이런 방법을 주류로 키우진 않습니다.

 

딸기는 줄기를 땅에 묻고 그 줄기가 다시 뿌리가 돼서 딸기식물이 자라게하는 방식으로 키우게되죠.

 

그 다음에 딸기와 심은 딸기를 잇는 줄기를 자르면 하나의 본체에서 두개의 딸기나무가 생기는 것입니다.

 

대나무가 이래요.

 

 

대나무는 뿌리줄기가 계속 퍼지면서 죽순을 틔워 울창한 대나무숲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죽녹원의 대나무처럼 울창하게 보이는 대나무들은 각각의 개체라 생각하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대나무들은 뿌리줄기를 통해 연결되어있는 거대한 한 군집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나무가 꽃을 피울 때가 되면 뿌리줄기로 연결돼있는 대나무들이 함께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 대나무류 개화병은 질병이 아니라 자연의 섭리인 셈이죠.

 

한 군집이 함께 성장하고 함께 지는 너무나도 당연한 원리인것입니다.

 

하지만 혹독한 기후변화에 맞서 진화해온 다른 동물들처럼

 

식물들또한 같은 시련을 겪으며 진화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식물들의 각자의 생존을 위해 꽃을 피우는 시기를 신중하게 결정해야했습니다.

 

이로인해 빛을 이용해 개화시기를 결정하는 Constans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나기도 했고

 

온도를 감지해 꽃피는 시기를 조절하는 Flowering Locus M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출처 : 사이언스타임즈

 

이렇게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난 개체들은 빛과 온도를 이용해

 

자신들에게 가장 적합한 시기를 찾아 꽃을 피울 수 있게 되었고

 

그런 식물들이 생존에 유리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게 진화되었던 것입니다.

 

즉, DNA 깊숙하게 식물마다 특정한 "개화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한 번 꽃을 피우고 죽는 식물을 Monocarpic(일임성) 식물이라고 하는데요.

 

대나무 또한 이 식물군에 속하죠.

 

그런데 이 대나무는 벼과에 속한다는 사실 기억하시나요?

 

한해살이인 벼를 생각한다면 대나무의 수명은 길고

 

오래사는 나무들이 죽지 않고 매년 꽃을 피우는 것을 생각한다면 매년 꽃을 피우지 않는

 

대나무는 참 신기한 존재로 여겨질만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Nature genetics에서 한 자료가 발표됩니다.

 

 

 

 

"CONSTANS 1(SOC1) and FRUITFULL (FUL) not only control flowering time, but also affect

 

determinacy of all meristems. In addition, downregulation of both proteins established phenotypes common

 

to the lifestyle of perennial plants, suggesting their involvement in the prevention of secondary growth

 

and longevity in annual life forms."

 

 

 

 

그러니까 이 말은 대나무의 조상은 과거에는 벼처럼 한해살이 식물이었으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어떤 개체들이 죽지 않고 수십년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아직 의문인것은 1년에서 굳이 왜 60년에서 120년이라는 긴 시간으로 변이가 되었을까? 입니다.

 

이에 대해 하버드 대학의 Carl Veller 박사는 지구에 현존하는 대나무 개화주기를 관측함으로써

 

하나의 신기한 공식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는데요.

 

최초의 어떤 대나무의 조상이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1년에서 5년의 개화주기를 갖게되었는데

 

그 중 어떤 대나무들이 개화시기를 3배를 늘렸고 그 3배에 해당하는 15년만에 꽃을 피우는 돌연변이를 만들어냈고

 

그 중 '오죽 종'의 어떤 대나무들이 유전자를 변이시켜 그 두배에 해당하는 30년

 

또 변이가 일어난 60년의 돌연변이를 만들어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왕대같은 대나무들은 여기서 또 2배가 늘어나 120년의 주기로

 

개화시계를 변경해나갔다는 것입니다.

 

왜 이런 돌연변이를 일으켰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대나무가 생존해나가기위한 그들만의 생존 수단이었으리라는 추측만 가능할 뿐입니다.

 

번식에 유리한 어떠한 개화시계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죠.

 

물론 대나무들이 모두 다 60년에서 120년의 개화주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1년에서 부터 11년 그리고 120년까지 그 개화주기는 다양하죠.

 

유명한 왕대는 대략 60년에서 120년, 오죽이 40년에서 50년정도의 개화시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도 대략적인 수명 전후로 그 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대나무도 똑같은 것이죠.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아 그 성장환경이 달라지는 인간처럼

 

대나무도 일조량, 토질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져 개화시기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스스로의 번식을 위해 생존 수단을 변형해가는 이 대나무가 참 신기한 것 같습니다.

 

인간 일생에 한번 볼까말까하는 대나무꽃이 '신비의 꽃'이라 불리는 이유도 어느정도 공감이 되네요.

 

이렇게 대나무 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모든 개체들은 이렇게 수없이 많은 진화를 거쳐

 

우리와 함께 공생해가는 것입니다.

 

시련을 겪고 진화해온 작은 식물 동물들을 보며 우리는 작은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들 나름대로의 치열한 생존수단에 작은 박수를 보내며

 

오늘의 글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만물창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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